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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아내의 출근배웅 9-1편 보강 리뷰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예고했던 대로, 이번에는 이야기의 흐름을 잡기 위해, 9-1화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다만, 9-1화 전체를 리뷰하기 보다는, 독자님들께서 의문을 느끼셨을 부분을 중점적으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하윤은 왜 진우를 버리고 떠났나?


아마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의문을 느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윤은 압도적인 권력을 지닌 대모가 되었는데, 진우를 남겨두고 간 점에서 납득이 되지 않을 테니까요.


다만, 이를 이해하려면 '조직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진우를 통해 하윤의 사랑을 가늠하듯, 조직의 구성원들 또한 트레비를 통해 그녀의 사랑을 가늠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에겐 진우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조직원들 입장에선 트레비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직 아름다움, 지성, 재능, 카리스마.

이 모두를 갖춘 '벨라'가 그들의 구성원인 트레비에게 진심으로 빠져 있냐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진우는 철저히 외부인인 반면, 트레비는 조직의 핵심 구성원이니까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조직 내부에서 하윤(벨라)에 대한 지지는 미미한 편이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그녀는 조직의 일원으로 완벽히 조교되지 않았고, 여전히 트레비보다는 남편인 진우를 아끼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트레비 또한 이를 의식해, 어떻게든 하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원래라면 하지 않던 거짓말과 조작까지 하면서요.



※ 트레비의 심복으로 위장 중인 이태곤 사제가 트레비에게 조언을 하는 장면(5-3, 67페이지)



이렇듯 조직의 입장에서 트레비와 벨라의 관계는 불완전했습니다.

대모 후보로는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장로회가 그녀를 대모 후보로 올린 이유는,

그들이 신성시 여기는 멜리나에 엄청난 재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주요 관직에 조교사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만큼, 벨라의 말도 안 되는 재능에 매료된 이들이 많았거든요.


어쨌든, 이 시점에서 벨라의 경쟁 상대인 카일라를 조명해봅시다.

조직의 입장에서 그녀의 스토리는 어떨까요?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 없습니다.

그녀의 원수였던 킹스턴을 가슴 깊이 사랑할 뿐더러, 가장 위협적인 적이었던 그녀가 조직의 편으로 완전히 변절했으니까요.






이렇듯 대세는 카일라에게 있었습니다.


대모가 장로회의 인원들을 그녀에게 내어주고, 이태곤 사제를 통해 진우를 납치하게 도와준 것도 그녀에게 더 당위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카일라의 수는 유치하고 뻔하지만 강력합니다.


그냥 이 말 한마디면 되죠.


'너, 네 남편이 훨씬 더 소중하잖아? 트레비든 대모든 네겐 아무 의미 없지 않아? 너한테 조직이 의미 있기는 해?'


그리고 이러한 카일라에 물음에, 하윤은 오답을 뱉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목숨을 위협 받고 있는 데다, 카일라의 조종을 당한 진우에게 심한 말까지 들은 상태니까요.


원래대로 라면 백이면 백, 하윤은 카일라에게 굴복했을 것이고,

그 시점에서 '트레비X벨라'를 지지하던 지지층들의 몰입은 깨집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는 겁니다.


그 결과는 하윤의 완전한 파멸이고, 진우 또한 조직에게 제거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벨라는 대모 선언을 하죠.

카일라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변수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 결과 카일라는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주도권을 잃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도 대모는 벨라를 후계로 인정하지 않았죠.

아직 벨라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사항이 남아있으니까요.





자, 그렇다면 벨라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사항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흑인 조직 사회 구성원들의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그들은 아직 이러한 의문을 품고 있으니까요.


'그래, 네 능력이 뛰어난 건 알겠어. 그런데 트레비를 사랑하는 지조차 알 수 없는 네가, 우리 조직을 어떻게 품겠다는 거지? 너에게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조직의 민심 때문에, 대모는 판을 깔아줍니다.

하윤과 진우의 사이를 갈라 놓은 트레비를 직접 처리할 기회를 주죠.


그리고 그 시점에서, 하윤은 단 하나의 길을 봅니다.

진우를 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을요.



예, 맞습니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이미지처럼, 조직의 대모로 즉위하는 겁니다.

만약 대모의 미끼를 덥썩 물어 눈 앞의 원수를 처단한다면, 그녀는 그 즉시 지지 기반을 잃고.

진우의 안전 또한 미궁에 빠지니까요.


때문에 그녀가 취해야 할 선택은 자명합니다.


'트레비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연출'하는 겁니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과감한 수를 던졌고, 조직은 이에 열광했습니다.

'희생'은 조직의 초대 대모, 마리 로즈의 상징과도 같으니까요.

조용히 숨 죽이고 있던 벨라의 지지층들이 목소리를 높일 기회가 주어진 것입니다.





그렇게 '벨라'는 조직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대모 또한 자신의 수를 알아본 하윤의 선택에 흡족해 하였고, 그녀를 후계자로 채택했습니다.

하윤에게 '벨라 로즈'라는 새로운 역할이 부여된 것이죠.


하지만 그렇기에, 하윤은 진우를 남겨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우를 데려 간다면 기껏 만들어 놓은 '트레비X벨라'의 순애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으니까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조직 내에선 끊임없이 잡음이 나올 테고, 진우 또한 그들의 감시와 눈초리를 받으며 불행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진우 또한 이 거대한 흐름 속에 자신이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하윤을 보내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러면 앞으로 두 사람은 어떻게 되나? 이대로 영영 이별인가?



하윤은 떠나기 전, 진우에게 반지를 끼워줬죠.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그에게 약속하면서요.


그 약속이 지켜질 지의 여부는 마지막 남은 9-2화를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살짝만 스포하자면, 그 과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모는 하윤의 욕망을 이미 간파하고 있으니까요.

조직원들은 하윤의 희생을 감명 깊게 받아들였지만, 대모는 '계산'이 깔린 행동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걸 잘 알고 있기에 '정답이다 벨라'라고 말한 것이 아닌, '정답이다, 정하윤'이라고 말한 것이죠.






그렇다면 대모는 하윤이 '벨라'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왜 그녀를 후계자로 지목했을까요?

그것은 그녀를 길들일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윤이 새로운 대모가 되면 기존의 대모는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권력을 완전히 놓는 건 아니거든요.

쉽게 비유해, '상왕'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는 현직 대모 말리카 로즈와 전대 대모 키샤 로즈의 관계에서도 드러납니다.




※현직 대모 말리카 로즈가 전대 대모 키샤 로즈에게 보고하는 모습



이렇듯, 대모가 되었다고 하여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조직원들의 민심도 살펴야 하고, 스승의 가르침도 받아야 하며, 대모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도 다해야 합니다.

이 모든 걸 해냈을 때 막강한 권력이 주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진우도 언제든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자유의 몸이 된 그가 굳이 하윤을 기다려야 할까요?

9-2편에서 전개될 내용이기는 하지만, 진우는 조직으로부터 막대한 배상금도 받습니다.


평생 일을 안 해도 걱정이 없을 만큼 큰 돈이기에, 제2의 인생을 시작해도 됩니다.

기약 없는 하윤의 약속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죠.


이렇듯 둘 사이엔 여전히 장애물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러함에도, 둘은 서로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런 힘겨움을 견디면서까지 서로를 그리워할까요?


이는 9-2화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트레비를 구원한 하윤의 선택이 연기였다면, 하윤은 트레비를 사랑한 적이 없던 건가?


아니오.

하윤은 실제로 트레비를 사랑했습니다.

둘은 닮은 부분이 꽤 많았거든요.


이는 하윤의 모친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하윤의 어머니는 수치심이란 결핍이 있었고, 이를 재산과 권력으로 채우려 했습니다.

트레비 또한 애정에 대한 결핍이 있었고, 이를 힘과 권력으로 채우려 했죠.


각자가 다른 결핍을 떠안고 있지만,

이를 극복할 부와 권력을 얻기 위해 타인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삶의 방식은 닮아있던 겁니다.


때문에 하윤은 끊임없이 트레비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어머니에 의해 형성된 그림자 자아를 트레비를 통해 투영하기 때문에, 트레비를 구원할 수 있다면 자신 또한 구원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믿음이 바로 트레비를 향한 사랑의 본질이죠.



※ 트레비를 향한 하윤의 독백(8-1, 37페이지)



물론, 하윤의 사랑은 이런 필리아적인 사랑만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윤은 그의 육신에 깊이 매료되었고, 그가 선사하는 쾌락에 의존증이 있습니다.

에로스적 열망을 그에게 품고 있죠.


또한, 하윤에게 트레비는 연인이라기보단 '아이돌'에 가깝습니다.

이는 트레비의 설계와 조교에 의해 형성된 애착으로, 4편에서 이 부분을 주로 다룹니다.



※군중 심리와 질투에 휩쓸리며 트레비를 점점 열망하게 되는 하윤의 모습(4-1편, 147페이지)



이처럼 하윤은 트레비에게 상당히 많은 레이어의 애착을 품고 있습니다.

만약 진우를 만나지 않은 채 트레비에게 조교되었다면 무조건 그가 1순위였겠죠.


다만, 그만큼 하윤이 트레비를 깊이 사랑했기에,

대모의 멜리나를 사용하지 않은 채 대모의 시험을 받았다면 트레비를 죽였을 겁니다.

자신과 진우 사이를 망친 것에 대한 분노, 믿음에 대한 배신감으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트레비만 너무 수혜를 입는 것 아닌가? 온갖 나쁜 짓은 다 일삼았는데.


기본적으로 그는 범죄 조직의 간부이기에 도덕적인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트레비가 이토록 미움 받는 것은, 거짓과 기만으로 하윤을 취했기 때문이겠죠.


NTR장르의 문법 상 쾌락으로 히로인을 함락시켜야 하는데, 거짓과 선동으로 하윤을 취했으니....

많은 독자분들께서 이런 부분에서 납득하기 힘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트레비의 역할이 아직 더 남아있습니다.

그의 행보가 조직의 대모조차 예상하지 못한 큰 변수로 작용하기도 하죠.



※진우X하윤 부부의 이별을 보며 무언갈 결심하듯 주먹을 꽉 쥐는 트레비


과연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9-2편에서 지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치며.


어제 이 리뷰글에 대한 공지를 올렸을 때, 많은 독자분께서 제게 위로의 말을 전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를 응원하는 글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인 적이 없는 것 같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독자님들의 응원에 많은 위안과 힘을 얻습니다.


다만, 제 작품에 대해 제가 느끼는 감정은 자책보다는 아쉬움에 더 가깝습니다.

분명 이 세계관을 기획할 때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고점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아마 장르를 확실히 가져가고, 느와르에 집중한 이야기의 형태로 빚었다면 훨씬 더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으로 참 중요한 걸 배웠습니다.

좋은 소재가 떠오른다면 그 소재를 당장 활용하는 것보다는, 100% 활용할 수 있는 장르를 택한 뒤 그 장르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요.


특히 저는 만화를 제작하기 전에 글로 전체 구성을 먼저 잡는 편인데, 이를 실제 만화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표현과 구성에 여러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크게 실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첫 작품을 통해 겪은 부족함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저는 8달러 보상편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2026년에 내놓는 새 시리즈인 만큼, 심기일전하여 명확한 방향으로 제작하려 합니다.


업로드 목표일은 1월 20일이며, 혹여나 제작 기간이 더 지연되거나 앞당겨질 거 같으면 공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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