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여대 응원단이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지역에서 주최하는 치어리딩 대회가 다음 달이기 때문에
모두 기합이 들어가 있다.
"또 안무가 안 맞잖아! 몇 번이나 말하는 거야!
퍼포먼스보다 기초가 먼저야!
특히 1학년 문지영!! 한 번만 더 틀리면 보결로 뺄 거야! 정신 차려!!"
"...죄..죄송합니다! 세정 선배님!!"
"10분 쉬고 다시 맞춰보자! 모두 휴식!"
세정의 박수소리에 연습이 중단된다.
응원단 단장일 때 세정은 상미와 있을 때와 정반대다.
카리스마 있고 엄격한 리더로서 응원단의 연습을 지도한다.
응원단 1학년 여자애들이 수돗가로 가 뜨거운 몸을 식힌다.
"하아..씨발..광대년 왜 나한테 지랄이야??"
"네가 도서관에서 하이그레 찍어서 그런 거 아냐?"
문지영은 도서관에서 세정을 촬영했던 1학년이다.
치어리딩 실력은 있지만 건방지고 개념 없는 모습 때문에
세정에게 찍혀 자주 혼이 났다.
"광대년 병신 짓 하는 거 너무 웃긴데 어떻게 가만있냐?"
지영이 자신의 핸드폰을 수돗가 위에 둔다.
핸드폰에는 도서관에서 상미에게 쩔쩔매며 알몸으로
하이그레를 하는 세정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1학년들은 동영상을 보고 피식 거린다.
이미 몇 번이나 봤기 때문에 크게 웃는 사람은 없었지만
엄격한 선배인 세정의 추태는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야 근데 세정 선배 머리 왜 자른 거야? 깜짝 놀랐어~"
"남자친구랑 헤어진 거 아니야?"
"아까 2학년 선배들이 남자친구랑 잘 안됐다고 하던데?~"
1학년들이 세정의 뒷이야기로 흥이 오른다.
한참 세정의 이야기로 흥이 오를 때쯤 이야기의 주인공
목소리가 들렸다.
"너희 놀러 왔어?!"
"히..히익! 세.. 세정 선배님!!"
세정의 호통에 놀란 지영이 재빨리 수돗가에 올려둔
핸드폰을 뒤로 숨겼지만 동영상을 끄진 못해
세정이 안녕 하이그레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사색이 된 지영이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멈추고 세정의
눈치를 살폈다.
세정은 싸늘한 눈을 하고 노려보고 있었다.
"10분 지났는데도 쉬고 있어??
선배들은 휴식 끝나고 몸 풀고 있는데..
우리가 너희들 기다려줄까?!!"
"죄..죄송합니다!!"
1학년들이 세정에게 90도로 고개를숙이고 사과했다.
평소에도 무섭지만 더 날카로운 모습에
1학년들은 긴장한 채 세정의 설교를 들었다.
"1학년들 오늘 연습 끝나고 운동장 100바퀴씩 돌고 가!"
"네! 세정 선배님!!"
1학년들이 우렁차게 대답한다.
운동장을 돌게 하는 건 세정이 후배들에게 자주
벌주는 방식이었다.
"... 문지영!"
"ㄴ.. 네!! 세정 선배님!"
"너는 보결이다."
"..... 네??"
"너처럼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 응원단에 필요 없어!"
"...자..잠까만요!...세정선배님!!."
세정은 꼻보기도 싫은 지영에게 등을 돌렸다.
자신의 추한 영상이 1학년들의 안줏거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세정은 본보기로 지영에게 철퇴를 내렸다.
"나머지는 얼른 준비해! 대회가 얼마 남지..."
".............. 자신의 추태로 응원단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는
세정 선배야말로 응원단에 필요 없는 사람 아닌가요?"
"뭐라고?!!.....어?!!!"
지영이 이야기한줄 알고 뒤로 돌아본 세정은 의외의
등장인물 때문에 얼굴에 핏기가 살아진다.
"짠~ 지영이 성대모사였습니다.~ 비슷하죠??"
세정은 재빨리 옷을 벗어 알몸으로 1학년들 쪽으로 절을 했다.
1학년들은 당황했지만 곧 상황을 이해했다.
자신들 사이에 긴 트레이닝 점퍼를 입은 상미가 서있었다.
"에이~~지영쓰~~나왔다~"
상미는 자신에게 절하고 있는 세정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지영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쌍미~ 진짜로 연습 와준 고야??"
"고럼~."
세정은 상미와 지영이 친했다는 사실에
목과 등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왜... 상미 씨가.. 문지영 같은 애랑..... 저 둘 언제 친해진 거지??
연습 와줬다니.. 상미 씨를 문지영이 부른 거야?? 저 나쁜 년...!! )"
세정은 지영을 저주하며 분노했다.
지영이 1학년들에게 상미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멀리서 알몸으로 절을 하는 세정의 모습에
2,3학년들도 무슨 일인지 세정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결국 모두가 세정 근처에 모여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이해할 때가 되어서야 상미가 세정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쮸쮸~잘한다~우리애기~이제 10초 만에 벗는 거
성공해 떠여?~~에구에구~~내 새끼~~짬지도 다 컸네~"
상미의 말에 1학년들만 크게 폭소한다.
2,3학년들은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어쨌거나 세정은 응원단의 단장이고 리더였다.
그녀가 짓밟히는 모습은 1학년을 제외한 멤버에게는 그리 달가운 모습은 아니었다.
".. 옷은 입지 말고 스탠드 업!"
"...네! 상미 씨!"
일어나 재빨리 차렷 자세 취하자 응원단 모두와 얼굴이 마주쳤다.
세정은 뻘쭘하고 창피해 고개를 숙였다.
"... 저.. 상미 씨.. 오늘은 무슨 일로..."
상미가 자신의 트레이닝 점퍼를 벗기 시작했다.
세정의 눈에 s 여대 응원단 유니폼을 입은 상미가 보였다.
안 좋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흠! 오늘부터 제가 응원단 단장이 되어 모두를 지도하겠습니다! 박수!"
지영과 1학년들만 손뼉을 치고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세정은 이마에 진땀이 났다.
상미의 말 한마디에 단장의 자리를 내주게 생겼다.
"사.. 상미 씨 가요?"
"안돼?"
"... 아뇨.... 하지만 대회가.. 1달 뒤여서.... 상미 씨는
치어리딩 경험이 없....."
"괜찮아요~ 저 어렸을 적부터 발레를 해서 이런 거 가르치는 거 자신 있답니다~"
말을 자르고 상미가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2,3학년들은 응원단을 장난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 짜증 났지만 내색은 할 수 없었다.
상미에게 찍히면 끝장이 난다는 건 눈앞의 세정이 증명하고 있었다.
상미에게 거스르지 않는 게 s여대의 암묵적인 룰이었다.
"우선은 제가 시범을 보일게요~ 응원단의 새로운 안무를 짜봤어요~"
지영이 음악을 틀고 상미가 응원단 안무를 시작하자 모두의 입이 벌어졌다.
아마추어의 실력이 아니었다.
상미는 A 그룹 총수의 딸로서 어렸을 적부터 각종 분야의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그 덕분에 무엇을 해도 남들보다 잘했지만 특히 발레나 댄스는 값비싼 교사들에게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잘 했다.
세정도 놀라 자신의 가슴과 음부를 가리는 것도 잊은 체
입을 벌리고 상미의 안무를 감상했다.
상미의 안무가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기존의 세정이 짠 안무보다 훨씬 좋았다.
"이걸로 제가 응원단 단장이 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손을 들지 못했다. 그만큼 상미의 실력에
모두가 압도되어 있었다.
"그럼 한 명씩 테스트해서 엔트리를 뽑겠어요~
평가는 광대 선배가 짠 쓰레기 안무로 하겠습니다."
상미가 노골적으로 모두의 앞에 디스 하자
원래 단장인 세정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럼 첫 타자는....광대 선배부터 할까?~"
".... 저... 옷을 입고 해도 될까요?"
"안돼!! 시간 없어! 그냥 해!!"
".. 네!!"
세정은 음악에 맞춰 자신이 짠 안무를 한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알몸으로 혼자 춤을 추는 건 곤욕스러웠다. 특히 큰 가슴과 엉덩이가 출렁일 때마다 지영과 1학년들이 지적하고 조소하자 동작이 소심해져 미스를 연발했다.
결국 10번이나 동작이 틀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상미에게 크게 책망당했다.
"광대선... 아니 너 따위는 선배도 아니다."
한세정!! 당장 무릎 꿇고 손들어!!"
"..네!"
세정은 연하인 상미의 말에 두 무릎을 꿇고 양팔을 번쩍 들었다.
"자기가 짠 안무를 10번이 틀려?!
네가 그러고도 단장이야?!!
이따위로 하니까 작년에 준우승밖에 못한 거 아냐?!"
세정은 2살 연하인 상미에게 무릎 꿇고 손든 채로 혼이 났다.
상미가 강하게 질책해도 맞는 소리였기 때문에 반론도 하지 못하고 설교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편인 2,3학년들은 세정에게 실망했다는 듯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세정은 이제 응원단에서 단장으로서 존경받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가 풀리지 않은 상미가 2,3학년들을 노려보며 이야기한다.
"내 말이 맞아 틀려?! 작년에 이 쓰레기가 응원단 리더가
되고 우리 학교가 최초로 우승 못한 거 아냐?!"
세정은 마른침을 삼켰다. 상미의 말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자신과 단원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준우승도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준우승도 잘한 거야~이러면서 패배자들끼리 서로 상처를 핥아줬겠지~
그러니까 머저리인 당신들은 이런 쓰레기를 다시 리더로 세운 거잖아?"
2,3학년들은 상미를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내가 단장인 이상 호락호락하지 않아!
나만 믿고 따라오면 무슨 수를 쓰든 우승시켜준다!
알겠어?!"
"네!"
모두 연하인 상미 앞에서 큰소리로 대답한다..
그중에는 세정도 있었다.
그 후 모두가 안무를 마칠 때까지
세정은 벌 서는 자세로 지켜봐야 했다.
자신처럼 미스를 많이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평가가 끝나자 상미는 실력이 부족한 단원들을 불러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다시 안무를 시켰다.
다들 실력이 좋아졌다.
세정은 상미의 지도력에 놀랐다.
자신이 리더로 있을 때보다 훌륭하게 팀을
단결시키고 실력도 향상되었다.
상미에게 발탁된 엔트리 멤버들이 상미와
함께 치어리딩을 했다.
엔트리에 탈락한 세정은 1학년 몇몇과 함께
응원단의 치어리딩을 봐야 했다. 상미의 허가가
없었기 때문에 세정만 무릎을 꿇고 양손을 든 채였다.
다리가 저리고 어깨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픈 건 따로 있었다.
응원단의 치어리딩은 자신이 지도했을 때 보다
훨씬 훌륭했다.
지금 이 상태로 대회에 나가도 우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자신은 1년 가까이 준비하고 연습해도 안되던 게 상미가 와서
몇 시간 만에 우승 팀에 가깝게 바뀌었다.
리더로서 완벽한 패배였다..
세정은 자신의 마지막 보금자리마저 상미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초는 이미 튼튼하니까 앞으론 퍼포먼스 위주로 훈련하자! 알았어?"
"............ 어??.."
단원들이 어리둥절했다. 몇몇은 세정을 힐끔 쳐다봤다.
"뭐야?! 불만 있어?"
"저..아까 세정선배가 모두에게 퍼포먼스보단 기초가
먼저라고 말해서.."
"뭐어?? 저 쓰레기가? 앞으로 저녀석이 하는말은 다 무시해!"
"네!!!"
모두가 우렁차게 대답했다.
세정은 정말 자신이 쓰레기가 된것 같았다.
"오늘 연습은 이걸로 끝! 다들 돌아가도 좋아!!
3학년 간부들은 집합해! 나랑 미팅이야!"
상미의 박수소리에 세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다리와 팔이 너무 아파 신음 소리를 내며 일어서려고
하자 상미가 멀리서 이야기한다.
"한세정! 너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거기 그대로 있어!"
".......... 네."
"목소리 크게 못내?!"
"..네!!"
세정은 눈물을 참고 떨리는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
1학년들은 세정을 보고 비웃거나 키득거렸고 2,3학년들은
안쓰럽게 쳐다보거나 외면했다.
20분이 지나자 멀리서 상미와 지영이 보였다.
상미가 다가와 일어나라는 손짓을 하자
세정은 신음 소리를 내고 힘겹게 일어난다.
"한세정 너는 보결이다!
네 자리에는 지영이가 대신 들어갈 거야!"
".......네."
자신의 위치에 내쫓으려고 한 1학년 후배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세정은 마음이 쓰렸다.
"그리고 광대의 룰 두 가지 추가할게!
지켜야 하는 룰 다섯 번째
광대는 졸업전까지 응원단 활동을 계속할 것!
하루라도 연습 빠지면 안 돼!"
"ㄴ.. 네!!"
"두 번째는.. 치어리딩 실력으로 봤을 때 너는 1학년 이하야.
지켜야 하는 룰 여섯 번째
광대는 응원단 단원 모두를 선배라고 부르고 시키는 건 뭐든 할 것!!
나도 이제 네 선배니까 앞으로는 깎듯이 상미 선배님이라고 불러!"
".... 네??"
"대답!!"
".. 네!! 알겠습니다! 상미 선배님!!"
우렁찬 세정의 소리에 상미가 미소 짓는다.
"마지막으로 너는 기초체력이 너무 부족해 보여!
혼자 미스를 10번이나 했으니까 말이지!
앞으로는 연습 끝나고 지영이가 특훈 시켜줄 거야~"
상미의 옆에 지영이 나타나 세정을 보고 능글맞은 미소를 짓는다.
"세정이 예의가 없네. 선배인 내가 훈련시켜 주는데 고맙지도 않아?"
지영이 세정을 대하는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몇 시간 전까지 대선배였던 세정을 후배 대하듯 말했다.
"......지...지영 선배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훈련시켜 주세요!"
두 살 연하인 지영을 선배 취급하는데도 저항감이 별로 들지 않았다.
싫어하던 지영에게 고개를 숙이고 굽신거리며 비굴한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그만큼 세정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있었다.
상미로 인해 매일같이 계속되는 굴욕은 그녀의 자존감을 완전히 뭉개버렸다.
그녀가 유일하게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응원단 단장 자리마저 빼앗기자
세정은 자신이 누구보다 뒤떨어지고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상미는 처음 세정과 만났을 때가 생각이 났다.
복도에서 자신과 어깨를 부딪히고 사과 한마디 없이
앞 좀 보고 다니라고 충고한 여자.
자존심 강하고 싸가지 없던 s대 퀸카 한세정을
완전히 밑바닥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에 기쁨과 희열을 느꼈다.
상미는 지영과 인사한 뒤 세정의 뒤통수를 한대 때리고
선배 말 잘 들으라고 충고하며 떠난다.
멀어지는 상미를 향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외치며
세정이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인사한다.
지영이 상미의 흉내를 내듯 세정의 뒤통수를 한대
때렸다.
"윽!"
머리를 맞는 건 너무 굴욕적이었다.
화가 나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제 연하인 지영이 자신보다 위이기
때문에 세정은 부당한 폭력을 받아들인다.
"세정아 너 머리 왜 자른 거야?"
"나.. 남자친구와 헤어져서요.."
"왜 헤어진 거야? 솔직하게 말해!! 구라 치면 상미한테 이른다?"
지영이 윽박지르자 세정은 솔직하게 말했다.
"제.. 제 몸에서 암내가 나서 차였어요.."
지영이 박장대소한다.
어찌나 크게 웃었는지 멀리 지나가던 학생들도 운동장 쪽을 쳐다봤다.
지영이 세정의 팔을 잡아 겨드랑이 냄새를 맡은 뒤 세정의
뺨을 세게 때린다.
세정은 충격에 세상이 도는 것 같았다.
"아~씨발! 얼마 전부터 나던 탈의실 좆같은 냄새
너한테 나는 거였어?!"
"아으.. 죄.. 죄송합니다!"
"너 앞으로 탈의실 출입 금지야! 운동장에서
옷 갈아입어! 대답!!"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영 선배님!!"
"좋아! 그럼 체력단련 시작이다. 우선 운동장을 100바퀴 뛴다!! 실시!!"
"시.. 실시!!"
세정은 지영의 지시에 운동장을 알몸으로 뛰기 시작했다.
자신이 자주 후배들에게 벌주던 방식으로
자기가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굴욕감에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다.
지영은 세정에게 맺힌 게 많기 때문에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세정이 지쳐 달리는 속도가 조금이라도 느려지면 1바퀴를 추가한다.
근처로 오면 더 빨리 달리라고 거침없이 엉덩이를 걷어찬다.
세정은 울상을 하고 커다란 가슴과 엉덩이를 출렁이며
지영이 만족할 때까지 운동장을 달리고 또 달린다.
연습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응원단 2학년 학생이
후배에게 책망당하며 꼴사납게 달리는 세정을 본다.
그녀의 손에 쥔 핸드폰에는 두 달 전 세정을 몰래 찍은 사진이 있다.
여자를 좋아했던 그녀는 세정 때문에 응원단에 입단했다.
동경하는 선배였고 짝사랑했던 상대였다.
그녀는 핸드폰 사진을 지우려는 걸 오랫동안 고민하다
지금 세정의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삭제했다.
그녀가 사랑했던 퀸카 한세정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