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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 8화

그날은 유독 배가 아팠다. 아마 아침에 먹은 무언가가 잘못되었던 것 같다. 부글부글 끓는 배를 움켜쥐며 괴로워하던 민경은 결국 아무도 가지 않을 교직원 화장실에 달려갔다. 분명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화장실에 들어갔을텐데 싸고 나오니 기다리고 있던 여자애들이 큰 소리로 소리쳤다.


"야! 신민경 화장실에 똥 쌌다!"

"아냐! 아니라구!"


평소 민경을 괴롭히던 아이들 중 리더격인 아이가 복도에 다 울리도록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복도에 서있던 아이들은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은 애들이 하나 둘 씩 교직원 화장실 앞으로 몰려왔다.


"진짜? 진짜 싼거야?"

"신민경 진짜 개더러워!"

"똥싸개래요~ 똥싸개래요~"

"아니라구! 하지마!"


수치심이 극에 달한 나머지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괴롭힘의 주동자는 그런 그녀를 팍! 밀치며 민경을 넘어뜨리곤 깔깔댔다.


"시끄러워! 똥쟁이"

"아니야! 그렇게 부르지마!"

"싫은데~ 그렇게 부를건데~"

"이제부터 넌 똥쟁이야! 알았어?"

"꼴보기 싫었는데 잘됐다~ 똥쟁이래요~ 똥쟁이래요~"

"그만해!"


초등학교 시절 좀 예쁘게 생겼다는 이유로 민경은 여자애들의 이유없는 질투를 받았었다. 민경의 말을 무시하거나 지나갈때 툭 치고 지나가는등 은근한 괴롭힘이 있었지만 이 날을 기점으로 똥쟁이라 불려지며 노골적인 괴롭힘으로 바뀌었다.


등하교때 모든 가방을 들게하는 것은 기본이요, 엄마 변비약을 훔쳐와 민경에게 억지로 먹이고 설사하게 만들고 똥쟁이라고 비웃거나 화장실을 갈때마다 똥 싸는지 안싸는지 감시당하는 등 집요한 괴롭힘이 있었다.


괴롭힘은 그녀가 초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계속 되었다. 중학교때 특성화 중학교를 선택해 멀리 이사가는 것으로 간신히 초등학교때 자신을 아는 사람들과 멀리 할 수 있었지만 그때의 트라우마로 민경은 한동안 집 외의 화장실에서 절대 볼일을 보지 않았다.


그나마 배가 아픈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오줌은 참다가 팬티에 지리는 일이 자주 있어 기저귀를 몰래 사서 입어야했다. 팬티에 오줌을 지릴때마다 몰래 손으로 빨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고 부모님에게 걸리고 말았다.


"신민경! 너 다 큰 애가 왜 자꾸 오줌싸고 오는거야 화장실에서 싸면 되잖아!"

"무섭단 말야! 무서워! 무섭다구!"

"뭐?!"


결국 어머니의 추궁을 견디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사실대로 말한 민경은 그 날 부터 심리 상담소를 다니며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를 받았다. 그 덕에 지금은 밖에서 소변 정도는 볼 수 있었지만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았음에도 대변은 여전히 집 화장실 아니면 싸지 않았다.






-꾸르르르르륵!

"아윽..!"


그런 그녀에게 현재 상황은 위기였다.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복통이 밀려와 움직이는 것 조차 힘들었고 조금만 힘이 풀리면 당장이라도 바지에 싸버릴 것 같았다.


'어쩌지? 어쩌지어쩌지어쩌지..!'


-그르르르륵!


"아윽..! 더는 안돼!"


복통이 한번 더 느껴지자 아무리 그녀라도 더는 고집 피울 수 없다는걸 깨달았다. 바지에 싸는 것 보단 낫다는 생각에 민경은 후다닥 복도를 뛰쳐나갔다.


"꺄악?! 민경아?"

"죄송해요 선배님!"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유나는 갑자기 자신을 밀치고 지나가는 민경에게 당황해 소리쳤다. 그러나 제대로 사과할 겨를조차 없이 급히 달려가는 민경의 뒷모습만 보일 뿐이였다.


"쟤, 쟤가 왜 저래? 무슨 일 있나?"


유나는 민경이 치고간 어깨를 문지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곤 민경이 뛰쳐나온 휴게실을 슬쩍 들여다봤다.


"아무도 없는데.. 응?"


휴게실엔 민경이 마시다 놓고 간 것 처럼 보이는 음료가 놓여져있었다. 별 생각없이 음료에 가까이 다가간 유나는 불현듯 지혜가 들고가던 음료가 생각났다.


"이거.. 아까 지혜가 들고가던 음료 아닌가?"


어딘가 급해보이던 민경의 모습과 벤치에 버려져있던 푸룬주스 빈 병이 우연인가? 싶을 정도로 절묘했다. 설마..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유나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의심을 떨쳐냈다.


'에이.. 둘이 친구로 알고있는데 설마 그러겠어? 내가 별 생각을 다하네 참'


피식 웃으며 그녀는 가던 길 갔다. 뭐, 지금 부딪힌 일이야 나중에 사과 받으면 될 일이니까.







"우극...크흑..!"


화장실에 들어온 그녀는 문고리를 잠근다. 그리고 변기에 앉은 순간 과거 변기 칸막이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던 그 얼굴들이 떠올랐다.


'보지마..!'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히죽히죽 거리며 너 뭐해? 하던 아이들의 표정이.


-구르르르르륵!


"아극!"


눈물 맺힌 눈을 질끈 감으며 민경은 배에 힘을 준다. 그때였다.


"그러니까 말이야~ 저번에 남친이 나한테 뭐라는지 알아?"

"뭐랬는데? 응?"


'사람?!'


배설감이 극에 달했을 타이밍에 칸막이 밖에서 사람 말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민경은 엉덩이에 힘을 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뿌우우우우웅~!


"헉?!"

"야.. 쉿!"


민경의 얼굴이 터질듯이 빨개졌다. 밖에서 떠들던 사람들은 짧게 놀라는 소리를 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꾸르륵!

'아.. 안돼!'


지금이라도 참아보려 했지만 방금 뱃속에 가득차있던 가스를 빼며 힘이 풀린 탓에 쏟아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민경은 고개를 숙였다.


-뿌우우웅~! 푸득! 푸드드드득! 뿌악! 뿌우욱!


설마 민경이 낼거라곤 상상 하기 힘들 정도로 더러운 소리를 내며 여자화장실을 소리로 오염시킨다. 배설 할수록 복통은 잦아들고 여유가 생기지만 반대로 정신적으론 수치스럽고 더더욱 몰렸다.


-푸쉬이이익... 푸득


결국 마지막 한 덩어리까지 모조리 쏟아내고 나서야 이 더러운 행위가 끝날 수 있었다. 수치심에 몸이 굳어버린 민경은 모든 신경을 집중해 칸막이 너머의 소리에 집중했다.


"..."

-쏴아아아아~


말소리 대신 세면대 물 트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호다닥 나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화장실을 벗어나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괜한 상상이 들어 민경은 더욱 괴로웠다.


'야 얘 똥싼다!'


"크흑..!"


민경은 서둘러 휴지를 뜯어 뒷처리를 하고 물을 내렸다. 그리고 손을 씻곤 화장실 밖으로 고개를 슬쩍 내밀었다.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나서야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벗어났다.









"..설마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대학을 벗어나 한적한 공원에서 노트를 펼친 지혜는 공개된 민경의 비밀을 읽었다. 자신이 푸룬주스를 섞은 음료를 먹인 탓에 수치스러운 일을 겪은 모양인지 노트에 새로운 정보가 쓰여져 있던 것이다.


'그 신민경도 왕따를 당했다.. 그리고 그 탓에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


민경과 놀때 그녀가 화장을 고치려고, 혹은 정말 급해서 가는건 몇번 봤기 때문에 이런 비밀이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하긴, 누가 친구가 똥 싸는지 안싸는지 까지 확인하며 살겠는가.


'어쨌든 좋아. 그럼 이 약점을 집중공략하면 되겠어. 최대한 후벼파서 병신으로 만들어줄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음에 기뻐했다. 물론 민경에 대한 정보가 이정도까지 공개되었다는건 다음으론 최민지 차례임을 뜻했다.


'최민지는.. 어디있지?'


기왕 나온 김에 최민지 에게도 수치심을 주고 싶었다. 노트 위에 손을 얹고 눈을 감은 그녀는 최민지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박서희? 이건 누구야 또.. 큭"


차가운 음료를 뺨에 대 정신을 잡으며 지혜는 중얼거렸다.


'잠깐 봤는데도 엄청 힘들구나. 쇼핑몰에 있단 말이지?'


쇼핑몰.. 사람도 많고 뭔가 수작부리기도 어려워서 최민지 몰래 뭘 하긴 엄청 힘든 공간이였다. 그렇다면 노트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세뇌)

본 항목은 한 대상당 최대 3개의 항목만 적을 수 있습니다. 세뇌의 내용은 하루(24시간)동안 지속됩니다. 지속이 끝난 항목은 지워집니다.

암시대상:최민지

1.

2.

3.



"...어라?"


노트를 펼친 지혜는 어딘가 달라진 것 같은 내용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분명 암시라고 적혀있지 않았나?"


휴대폰을 키고 세뇌를 검색해본다. 암시라는 개념보다 훨씬 상위에 있는 대상이 자신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완벽하게 엇나가게 만드는 것.


"힘이.. 강화된건가?"


잘 보니 너무 강한 암시의 내용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구 역시 사라져있었다. 이것은 계속되는 암시 실패로 스트레스 받고있던 지혜에게 한줄기 빛이였다. 이게 정말 민경의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자극한 것에 대한 상인건지 아니면 단순한 문장의 변경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녀는 글을 적었다.




(세뇌)

본 항목은 한 대상당 최대 3개의 항목만 적을 수 있습니다. 세뇌의 내용은 하루(24시간)동안 지속됩니다. 지속이 끝난 항목은 지워집니다.

암시대상:최민지

1.피팅룸에서 자위하는게 취미다. 사려는 옷을 애액으로 흠뻑 적시고 직원에게 뻔뻔하게 보여주는 걸 즐긴다.

2.

3.




"..안사라져"


문장이 사라지지 않는다. 변화에 미소를 지으며 지혜는 노트에 손을 올렸다.

(신)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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