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고했으니까 내가 점심 사줄게요~
돈 줄 테니까 A 정식 식권 4장 뽑아와요."
"네! 감사합니다! 상미 씨!"
돈을 받은 세정은 상미를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인데 식권을 왜 4장이나 사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세정은 지시대로 식권을 뽑아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한가운데 테이블에 앉은 상미는 카레라이스 4그릇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세정은 알몸으로 카레라이스 4그릇이나 옮겨야 해 몸을 가리지도
못하고 땀을 흘리며 테이블로 접시들을 옮겼다.
주변에서 키득키득해 괴로웠다.
"자~ 그럼 식사할까요?
아! 나는 카레 안 줘도 돼!
샌드위치 먹고 싶어서 사 왔거든~
선배는 카레 좋아한다고 했으니까 4그릇 혼자 다 먹어주세요!
힘내~"
".....에?... 4.... 4그릇이나요?"
"응? 싫어?"
상미가 갑자기 안색을 바꾸자 다급해진 세정이 비굴한 미소를 짓는다.
".. 아.. 아니요! 먹을게요! 상미 씨가 사주신 건데 다 먹어야죠! 헤헤~
와아~~ 카레 맛있겠다~"
"후후후~ 다행이다~ 많이 먹어 광대 선배~"
여자들 사이에서 많이 먹는 편인 세정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혼자 카레 4그릇은 힘겹다.
세 그릇째 먹었을 때 이제 카레는 쳐다 보기도 싫었다.
속이 불편하고 배가 나온 게 눈에 띄게 보여 알몸인 자신이
더욱 창피하게 보였다.
마지막 4그릇째를 한두 스푼 먹었을 때 토할 것 같아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우읍.. 죄.. 죄송합니다.. 더..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아요."
"정말 쓸모없는 광대네요~ 그럼 페널티야~
아까운 음식을 남겼으니까 카레가 소진될 때까지
식당 앞에서 항문을 벌리고 카레를 사달라고 말해!"
".. 네?!"
"카레는 똥 같으니까 광대 선배의 더러운 똥구멍이랑 잘 어울리잖아?
식당 앞에 놓인 샘플 카레라이스 옆에 서서 똥구멍을 벌리고
제대로 선전하라고~ 만약 카레가 다 소진되면 선배의 광대 생활
오늘로써 끝내줄게! ㅋㅋㅋ"
"저.. 정말인가요?!"
"그래~ 대신에 선전할 땐 내가 시키는 대로 말해야 해~"
얼마 남지 않은 점심시간 뒤늦게 식사를 하러 온 여대생들은
식당 메뉴판 옆에 있는 여자 때문에 기분이 언짢다.
하필이면 카레라이스 샘플 옆에 알몸으로 똥구멍을 활짝 벌리고
서있다. 상미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건 알고 있지만 식사 전이기
때문에 매우 불쾌하다.
"뿡뿡뿡! 세정이는 카레를 너무 좋아해서 어제도 오늘도 카레를
먹었어요~! 오늘은 3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세정이 똥구멍은 카레 똥구멍~
구수한 카레 냄새가 진동해요~!
여러분도 부디 카레를 드셔주세요!"
세정은 부끄러움을 뒤로하고
밥을 먹으러 온 학생들에게 상미가 지시한 대사를 외친다.
어떻게든 광대 생활을 그만하고 싶은 세정은
필사적으로 학생들에게 카레를 사달라고 어필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 반대로
학생들은 세정을 보고 카레를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상미는 세정의 무가치한 노력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심하고 바보 같아서 최고였다.
"선배! 좀 더 어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가 광대 선배 똥구멍에 카레를 좀 묻혀줄게요!"
세정의 항문에 상미는 스푼으로 카레를 조금 떨어뜨렸다.
"앗! 뜨거워!!!"
"오오~ 제대로 똥구멍 한가운데 떨어졌네요~ 보기 좋아요!
너무 악의적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세정이 똥을 지린 것처럼 보였다.
"카레도 거의 다 소진돼가고 있어요! 조금만 더 팔면 될 것 같아요!
선배라면 할 수 있어요! 파이팅!!"
뒤에 온 학생들은 세정의 모습을 보고 노골적으로 역겨워했다.
안면식 없는 학생들이 미친년, 또라이 라고 말하며 지나갔다.
같이 교양수업 들었던 다른 과 학생은 정신병원에 가보라고 충고했다.
장난기 많은 1학년 학생 무리가 세정을 배경 삼아 셀카를 찍었다.
인스타에 올린다고 하면서 세정의 엉덩이를 가리키며 냄새난다는 듯 코를 막고
인상을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돌아가며 사진을 찍었다.
세정은 울음을 참았다.
굴욕에 떨면서도 카레가 다 팔리고 있다는
상미의 말을 믿었다.
욕을 먹고 비웃음을 사도
필사적으로 카레를 사달라고 호소했다.
점심시간이 끝난 줄도 모르고 필사적으로 선전하던 세정은
식당 아주머니에게 뺨을 맞고 혼이 난 뒤에야 상미가 자신을 버리고
먼저 식당을 떠난 걸 깨달았다. 식당 아주머니는 세정 때문에
카레가 하나도 안 팔렸다고 화를 냈다. 자신이 완전히 속은걸
깨달은 세정은 로커로 돌아가 옷을 입은 후 화장실로 갔다.
찝찝한 엉덩이를 닦자 휴지에 카레가 잔뜩 묻어 나왔다.
세정은 화장실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훌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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