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인생이란 참 모를 일이다.
평소처럼 생활하다 갑자기 민지에게 연락이 왔었고, 그저 단지 옛 중학교 친구인 민지와 혜윤을 만나 셋이서 예전처럼 놀고자 했던 소민이였는데 고작 이 선택으로 그녀의 인생은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지혜가 지운 지시항목을 제외해도 개조 룰렛을 통해 소민이가 당한 짓은 충분히 그녀의 아침을 불쾌하게 만들만 했다.
'띠디디디디!'
"후읏..!"
개조룰렛을 당한 다음날
아침 5시30분,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소민은 오늘도 자신의 알람소리에 맞춰 눈을 떴다.
일어나자마자 소민이 느끼는 것은 지독한 악취였다.
어제 집에 돌아오자마자 벌겋게 부어오를 때까지 문질렀던 겨드랑이에서 땀이 차며 역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씨발.."
액취증이 생긴 소민의 겨드랑이는 오랫동안 씻지 않은 노숙자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소민은 냄새가 느껴질 때마다 계속 바디워시를 잔뜩 묻혀 비누거품으로 벅벅 긁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샤워만 6번 하는 소민의 모습을 가족들이 이상하게 봤을 뿐이다.
침대에서 일어난 소민은 이불을 개고 방에 구비해둔 샤워용품을 챙겨 화장실로 향했다.
뚱뚱한 다른 가족들은 샤워용품을 한번 쓸 때 큰 몸마냥 많이 쓰기 때문에 이렇게 자기 걸 따로 빼놓지 않으면 누군가가 써버려서 금방 동나기 때문이였다.
거기다가 가족을 혐오하는 소민은 자신의 물건을 가족이 손대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화장실에 들어간 소민은 샤워를 위해 옷을 벗고 있었다.
그때였다.
'카톡!'
메세지가 왔음을 알리는 알림음이 뜨자 소민은 카톡을 들여다보았다.
밍디: 미안. 나 오줌 쌀게.
민지가 보낸 카톡이였다.
소민은 황급히 변기에 앉아 '응' 이라고 답변을 보냈다.
유나는 아직 자는지 읽은 표시조차 뜨지 않았다.
그때였다.
'조르르르르륵'
"아.."
전혀 요의를 느끼고 있지 않던 소민은 갑자기 오줌을 싸기 시작하자 민지가 결국 참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아마 아직 자고있는 유나는 입고 있는 옷에 오줌을 싸고 있을 것이다.
"하아.."
소민이 한숨쉬고 있자니 갑자기 카톡이 미친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볼 필요도 없이 유나였다.
유나 아줌마: 아.
유나 아줌마: 진짜 씨발..
유나 아줌마: 덕분에 옷에 다 지렸구나 민지야 ^^
오줌을 싸는 느낌에 깬듯한 유나가 보낸 3개의 메세지는 딱 봐도 열받은 감정이 보이는 메세지였다.
소민은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유나에게 별로 좋은 감정을 갖고있지 않았기에 조금 쌤통이였다.
세 사람은 지혜의 지시로 단톡방을 파긴 했다만 처음에는 서로 한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배설 공유에 대한 대책으로 서로 대화를 나눠야한다고 깨달은 소민이 장문의 사과 메세지와 함께 이 상황을 힘을 합쳐 극복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에게 죄인이였던 민지는 당연히 소민의 말에 바로 동의했고, 아직 소민이 마음에 들지 않던 유나는 마지못해 알겠다며 배설 공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방금 같이 단톡으로 메세지를 남겨 다 화장실로 위치한게 확인되면 볼 일 보기, 잠은 자야하므로 볼 일은 무조건 아침 5시부터 저녁 10시까지만 보기, 방귀가 뀌고 싶을 땐 최소한 자리를 피할 5분의 시간은 갖기, 서로 변의를 느끼는 생체리듬 공유하기 였다.
나름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밤새 소변을 참았던 민지가 유나를 기다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먼저 싸버린 것이다.
아직 익숙치 않은 생활이기에 이러한 충돌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오줌줄기가 그치자 소민은 화장지로 여성기를 닦으려고 했다.
그때였다.
'나도 쌀게.'
유나의 카톡과 함께 소민은 오줌줄기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이 배설 공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본인은 정말 1도 요의나 변의를 느끼지 않아도 멋대로 싼다는 점이였다.
소민은 한숨을 내쉬며 유나가 다 쌀 때까지 기다렸다.
여태껏 살아온 기간동안 오늘 만큼 아침부터 잦은 한숨을 하는 날이 없었던 것 같았다.
'다 끝나셨죠?'
소민이 묻자 유나와 민지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제야 마음놓고 씻겠네.'
거의 10분 정도 변기에만 앉아있던 소민은 뒷처리를 확실하게 끝내고 샤워를 시작했다.
역시 가장 중점적으로 씻은 곳은 겨드랑이였다.
소민은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만 하고 아침식사는 가벼운 과일로 대체했다.
민지와 혜윤이랑 다른 학교를 입학한 소민은 여고에 들어간 두 사람과 다르게 남녀공학인 믿음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믿음 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동아리 생활을 장려했고 소민은 검도부에 다니며 아마추어 대회에도 나갈 정도로 검도부 에이스로 불리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민은 학교로 6시 20분까지 등교해서 가볍게 아침 운동을 위해 운동장을 달린 후 검도부 동아리 내부에 구비된 샤워장에서 한번 더 샤워를 한 후에 아침 8시 10분에 교실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이 그녀의 생활패턴이였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빡빡한 하루의 시작이지만 소민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지금도 코골며 정신없이 자고있는 그녀의 가족들이였다.
소민은 뚱뚱한 가족들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놀림받았었다.
어머니 참관 수업때 다른 예쁘장한 엄마들 사이에 껴서 소민을 향해 손을 흔들던 어머니는 뚱뚱한 아줌마였고 아이들은 그런 소민의 어머니를 보고 킥킥댔다.
동네친구들끼리 놀 때도 뚱뚱한 여동생과 언니 사이에 껴서 같이 깍두기 취급당했고 무시당했다.
그렇게 자기관리 못하는 가족을 보며 혐오가 생긴 그녀는 스스로 몰아세우면서까지 병적으로 살이 찌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오늘도 냉장고에 넣어둔 사과 반 쪽을 꺼낸 소민은 아침식사를 가볍게 하려고 했다.
어차피 가족들 중에 이런 걸 먹는 건 소민 뿐이여서 넣어놔도 별 문제 없었다.
그때였다.
'꼬르르르르륵..'
"..배고파."
오늘따라 유난히 꼬륵거리는 배 위에 살짝 손을 대며 소민은 중얼거렸다.
항상 일정량의 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소민은 이정도까지 배고픔을 느낀 경우는 잘 없었다.
'아삭'
사과를 아삭거리며 공복이라고 몸이 착각하는 것이다. 생각했지만 꼬르륵 거리는 배는 멈출 생각을 보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우, 우웩..!"
사과를 한입 베어물자 역한 맛이 입안 가득 맴돌았다.
메스꺼운 속을 간신히 억누르며 소민은 그제서야 자신이 당했던 다른 개조가 떠올랐다.
'미각개조'
자극적인 것, 칼로리 높은 것 등 살찌는 음식 외의 모든 음식들을 먹으면 구토할 정도로 역겨워지는 개조였다.
사과로 체중관리 하려고 했던 소민은 결국 역함을 견디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하고 말았다.
"우웨에에엑.."
먹은 게 없는 탓에 쓴 위산이 역류했다. 눈물이 잔뜩 맺힌 소민은 울렁이는 것이 멈추자 바로 양치를 하고 눈물을 닦았다.
그 사이에 땀이 찬 겨드랑이에서 다시 역한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소민은 괴로웠지만 견뎌내야 했다.
'내가 질까보냐.'
절대 지혜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소민은 어거지로 남은 사과를 입에 쑤셔넣었다.
아까는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울렁거려서 결국 토하고 말았지만 이번엔 마음준비를 해서 그런지 몸의 힘이 쭈욱 빠지고 속이 울렁울렁 거렸지만 토까지는 하지 않았다.
간신히 사과 반 쪽을 다 먹은 소민은 이제 등교를 위해 방으로 들어가야 했지만 부엌에서 쉽게 발걸음이 떼지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뭔가를 먹고싶다고 생각이 드는 건 처음이였다.
'꼬르르르르륵'
'내가 왜 이러는거야?'
방금까지 속이 울렁거렸음에도 공복은 더욱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지혜가 자신이 살찌기 쉽게 만든 개조를 기억 못하는 소민은 그저 자신의 몸이 평소보다 심하게 배고픔을 느낀다 정도만 인식하고 있었다.
"안돼, 한소민. 뭐해. 시간 없어."
시간을 보니 벌써 6시였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소민은 방으로 향했다.
이 공복에 져버려선 안된다. 다짐하고 있었다.
지혜는 항상 노트에 무언가를 적고 나면 그 날 저녁에 다시 확인하면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수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혜 역시 사람인지라 미리 준비해두고 적은 항목이 아니라 즉석에서 악의를 가지고 적은 항목이 있다면 그 항목은 재미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였다.
소민의 항목을 보던 지혜에게 심기가 거슬리는 항목이 몇 가지 있었다.
「1)운동하면 뺀 칼로리만큼 역으로 살이 찜
2)식사와는 별개로 패스트푸드나 군것질로 무조건 매일 평균 칼로리를 넘는 3000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한다. 이때는 마음대로 몸을 통제할 수 없다.」
이 두 가지 항목이였다.
이미 2번같은 경우는 여름방학동안 민지에게 시킨 적이 있었고 실제로 이 항목으로 민지는 빠르게 살이 쪘다.
물론 소민이 빠르게 뚱뚱해지는 것은 좋지만 이 항목은 여름방학 때 실수처럼 소민의 의지가 아닌데 몸을 망가뜨리는 방법이였다.
1번도 운동을 꾸준히하는 소민 특성상 며칠만 지나도 바로 통통해질 것이 분명했다. 지혜는 그런 누군가의 노력을 짓밟으면서 더 큰 굴욕을 주는 것이 좋았지 이런식으로 노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면은.."
어떻게 수정해줄까? 생각하던 지혜는 소민이 노력을 멈추거나 유혹에 저버리면 비참해지도록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래, 이게 좋겠다."
지혜는 우선 1번 항목을 수정했다.
1)운동하면 뺀 칼로리만큼 역으로 살이 찜 → 1)운동을 쉬면 그 운동으로 빼야 했을 칼로리만큼 살이 찜
소민이 한번이라도 운동을 쉬면 다음 날 더 빡세게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바꾼 지혜는 바로 2번 항목으로 넘어갔다.
2)식사와는 별개로 패스트푸드나 군것질로 무조건 매일 평균 칼로리를 넘는 3000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한다. 이때는 마음대로 몸을 통제할 수 없다 → 2)패스트푸드나 군것질, 기름진 음식 등을 입에 대면 점점 중독된다.
절대 강제로 섭취가 아니였다. 다만 점점 중독 될 뿐이다.
본인의 의지로 충분히 그것을 떨쳐 낼 수 있었다.
과연 역겨움을 참으며 샐러드나 과일따위로 식단관리를 언제까지 하고 버틸 수 있을까.
바꾼 항목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며 지혜는 기다리기로 했다.
아침의 소동때문에 학교에 도착하니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인 6시40분이였다.
조금 고민했지만 그래도 운동은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한 소민은 가볍게 몸을 풀고 달린 후 검도부 샤워장에서 몸을 씻고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겨드랑이를 최대한 벅벅 닦고 난 후 교복을 입고 준비해둔 향수로 마무리 한 소민은 향수가 그래도 한동안 버텨주지 않을까 생각하며 교실로 향했다.
'드르르륵'
"아."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같은 반 친구가 자리에 앉아 빵을 먹고 있었다.
소민과 눈이 마주치자 친구는 가볍게 인사하며 말했다.
"여전히 일찍왔네. 미안, 아침을 못 먹고 와서."
"응? 어, 그래.."
원래라면 별로 신경 안쓰고 자리로 돌아가 어제 뭐했다느니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눠야했지만 소민은 교실 입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소민의 시선은 친구가 먹고 있는 빵에 고정되어 있었다.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을 탄수화물 덩어리였지만 오늘따라 유독 그것이 맛있어보였다.
"..소민아?"
소민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친구가 소민을 불렀다. 소민은 당황하며 대답했다.
"어? 응?"
"배고파? 한입 줄까?"
먹던 소시지빵을 살짝 내밀며 친구가 말했다.
탐스러운 소시지가 눈 앞에 흔들리자 소민의 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꼬르르르륵..'
"어? 어?"
입안 가득 침이 고이며 소민은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고민했다.
한 입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였다.
"아, 아냐! 알잖아. 나 그런 거 안 먹는 거. 살 찌면 큰일이니까."
간신히 거절한 소민은 훽 돌아서며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친구는 다시 소시지빵을 입으로 가져가며 대답했다.
"나도 알아, 니가 오늘따라 너무 쳐다보니까 물어본거야."
우물우물 빵을 먹고 있는 친구에게 시선을 돌려 책상에 엎드린 소민은 간신히 배고픔을 느끼는 배를 진정시켰다.
'참자, 참아야해.'
소민은 최대한 너무 뚱뚱한 탓에 시끄럽게 코를 골아대는 가족을 생각하며 식욕을 가라앉혔다.
여태까지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던 소민이였기에 지혜를 의심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쪽으론 당한게 없어 의심만 할 뿐이였다.
그때였다.
'뿍! 부륵! 뿌르르륵!'
"하앗?!"
갑자기 엉덩이에서 추잡한 소리가 울려퍼지자 당황한 소민이 소리쳤다.
"야! 밥먹는데 너무하네 진짜."
앞에서 빵먹던 친구가 화를내며 소리쳤다. 소민은 얼굴을 붉히며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미, 미안! 속이 안 좋았나봐."
서둘러 교실 밖으로 나가며 소민은 사과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최민지이이!'
보나마나 범인은 뻔했기에 소민은 휴대폰을 꺼내 단톡방에 들어가 메세지를 보냈다.
'최민지 장난해?'
카톡을 보내자마자 민지가 답장을 보냈다.
밍디: 미안 알잖아. 나 그런 개조를 당해서..
유나 아줌마: 차 안이라 다행이지..
'이런 식이면 앞으로 어떡하자는거야?'
나름 민지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소민이였지만 이렇게 자신에게 피해가 오면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 민지에게 듣기론 학교에선 뿡뿡이 취급을 받으며 남들 앞에서 굴욕을 당한다고 들었다.
민지가 굴욕을 당할 때 자연스럽게 소민도 똑같이 굴욕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 소민은 남녀공학이였다. 여고인 민지와 다르게 남자들 앞에서 방귀뀌는 것은 아무리 얼굴에 철판을 깔아도 무리였다.
"하아.. 씨발 진짜.."
화장실에 서둘러 들어가 변기에 앉은 소민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은 이제 고작 8시 20분. 아직 1교시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였다.
벌써부터 이렇게 고되다니 앞으로 곤란할 것 같았다.
그때였다.
유나 아줌마: 얘들아 미안해, 나 화장실
방광 축소를 받은 탓에 오줌을 못 참는 유나가 다급하게 카톡을 보낸 것 같았다.
소민은 천천히 치마와 팬티를 내리고 준비가 됐다고 알린 뒤 고개를 푹 숙였다.
'꼬르르륵'
그 와중에 배는 미칠듯이 고팠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며 소민은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